세종대왕은 모든 제작에 있어 정확한 측정에 관심을 쏟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준이 정확해야 분쟁이 사라져 공평한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세종대왕이 우리에게 가장 훌륭한 위인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백성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정확한 측정으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세종대왕의 뜻
세종대왕은 모든 일에서 정확한 측정을 강조했어요. 그러려면 정교한 측정이 우선이기에 정밀한 측정을 하는 도구를 만드는 데도 힘썼습니다.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세종대왕은 악기 소리를 정확하게 조율하는 '황종률관'이라는 기구를 탄생시켰고 이후 황종률관을 기준으로 '황종척'이라는 자가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황종척을 모태로 하여 '유척(鍮尺)'이라는 자를 만들었습니다. 이 유척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암행어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암행어사' 하면 많은 사람이 마패를 떠올리지만, 마패는 그저 말을 빌리기 위한 물품일 뿐이에요. 진정한 암행어사의 상징은 바로 '유척'이었답니다. 유척은 길이 246㎜, 폭 12㎜, 높이 15㎜이며, 긴 사각기둥 모양이에요. 사각기둥으로 된 유척은 잘 휘어지지 않을뿐더러, 각 면에 다른 자를 새겨 넣어 자 하나를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어요. 각 면에는 악기 제조와 조율에 사용되는 '황종척', 옷감 거래 및 의복 제조에 사용되는 '포백척', 가옥과 성벽의 건축, 도시와 말의 그릇 제조를 위해 쓰이는 '영조척', 왕궁품 및 제사 용기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예기척'이 새겨져 있지요. 예기척이 새겨진 곳에는 토지를 측량하고 시신을 조사하는 데 쓰인 '주척'이 함께 새겨졌고 암행어사는 이 유척을 지니고 지방을 돌아다니며 세금을 걷는 도구나 형벌 도구 등의 크기가 나라에서 정한 기준에 맞는지 측정하여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부패한 관리들을 심판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수령이 개인적인 탈취 목적으로 자를 늘린다면 백성들은 더 많은 양의 세금을 내기에 이를 미연에 방지코자 한 세종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유척의 구조와 도량형
유척의 구조는 간단한데 놋쇠로 만든 약 25cm 크기의 사각기둥으로 네 면에 각각 다른 단위를 새겨 여려 분야에 대한 표준 자로 사용되었습니다. 도량형의 정확도를 판별하는 표준자였다.
황종척:국악기의 기본 음인 황종음을 낼 수 있는 황종률관을 만들 때 사용된 자
주척: 토지, 도로측량, 사격장 거리 측정등 주로 넓은 공간의 측량에 사용된 자
예기척:관혼상제에 필요한 기구를 제작할 때 사용된 자
영조척:무기 성곽 건축 선박 차량 등 다양한 시설물 제작에 사용된 자
포백척:옷감의 길이를 재는 데 사용된 자
이렇게 네 면으로 나뉘어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국가에서 표준 척도로 사용하기 위해 제작한 것입니다.
도량형 // 도 (度): 길이를 재는 단위와 도구 (예: 자, 척) , 량 (量): 부피를 재는 단위와 도구 (예: 되, 말) , 형 (衡): 무게를 재는 단위와 도구 (예: 저울)를 말한다. 도량형은 상품 거래, 세금 부과 등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기준이 되며 통일된 도량형은 사회 질서 유지와 국가 체제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도량형의 통일은 경제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정한 거래를 가능하게 합니다.
조선시대 단위
길이 / 자(尺): 세종 시대의 표준 자는 현재의 길이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대략 31cm 정도로 추정됩니다. 촌(寸): 1자는 10촌으로 나뉘었고, 1촌은 3.1cm 정도였습니다. 분(分): 1촌은 10분으로 나뉘었고, 1분은 0.31cm 정도였습니다. 리(釐): 1분은 10리로 나뉘었습니다. 무게 / 근(斤): 1근은 600g 정도로 추정됩니다. 냥(兩): 1근은 16냥으로 나뉘었습니다. 부피 / 되(升): 1되가 현재의 몇 리터에 해당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대략 1.8리터 정도로 추정됩니다. 거리를 측정하는 단위로 척, 보, 리, 식 등을 사용했습니다. 6척이 1보, 360보가 1리, 3600보가 10리, 30리가 1식에 해당합니다.
사물을 세는 단위
두름 : 은 조기등 물고기를 20마리 두 줄로 엮은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산나물을 열 모숨 정도 엮은 것
갓 : 은 굴비 따위의 고기 10마리나 고사리 고비 따위의 10모숨
강다리: 쪼갠 장작 100개비를 한 단위로 이르는 말
거리: 오이, 가지 따위 50개
고리: 소주 10사발을 한 단위로 일컫는 말
꾸러미: 달걀 10개를 꾸리어 싼 것
담불: 벼 100 섬을 이르는 말
동: 한 덩이로 묶은 것을 말하는데, 피륙은 50 필, 떡 10장, 붓 10자루, 무명과 베 50필, 백지는 100권, 조기나 비웃(청어)은 2000마리, 생감은 10접, 곶감은 100접, 볏짚은 100단을 가리키는 말
접: 100개를 일컫는 말
모숨: 모나 푸성귀처럼 길고 가는 것의 한 주먹쯤 되는 분량
뭇: 생선 10마리, 미역 10장, 자반 10개를 이르는 단위
바리 : 마소에 잔뜩 실은 짐을 세는 단위
손: 고기 두 마리를 이르는 말
쌈: 바늘 24개, 금 100냥 정도를 나타내는 말
제 : 탕약 스무 첩
죽: 옷, 신, 그릇 따위의 10개
채: 한약을 지어 약봉지에 싼 뭉치
켤레: 신, 버선, 방망이 따위 둘이 있어야 짝이 되는 것을 세는 단위
쾌: 북어 20마리, 엽전 10 꾸러미 곧 10냥을 한 단위로 세는 말
타래: 실, 고삐 같은 것을 감아 틀어놓은 분량의 단위
토리: 실뭉치를 세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