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혼의(渾儀) · 회의기(渾儀器) · 선기옥형(璇璣玉衡)이라고도 하며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하던 천문관측기 이다. 아침 · 저녁 및 밤중의 남중성(南中星), 천체의 적도좌표 · 황도경도 및 지평좌표를 관측하고 일월성신의 운행을 추적하는 데 쓰였으며 현재 우리나라 만 원권에 새겨져 있다.
혼천설
혼천설은 하늘이 땅을 둘러싸고 있어 마치 새알의 껍질이 노른자위를 싸고 있는 것과 같다는 우주관을 담고 있다.
혼천설은 개천설 이후에 등장했을 것이라 생각되는 논천설(전통 동양 우주론)이다. 개천설과 경쟁한 끝에 승리하여 주류 이론이 되었다. 하지만 만든 이 가 명확히 전해져오지 않고 있다.
혼천설이 개천설과 가장 다른 점은 하늘과 땅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다. 혼천설은 개천설에서의 하늘과 땅의 상하적 관계의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혼천설은 하늘이 땅을 감싸고 있어 우주의 모습을 달걀에 비유하였으며 달걀노른자를 땅에 비유하였고, 하늘을 달걀 껍데기처럼 땅을 둘러싸고 있다 설명하였다. 땅을 달걀 껍데기에 비유하였으나, 이는 후에 나오는 지구의 개념을 설명한 것이 아니 고며 달걀노른자라는 비유는 우주의 중심에 땅이 있다는 의미이다. 땅의 모양에 대해서는 혼천설도 개천설과 같이 평평한 모양이라 주장한다. 오히려 후기 개천설이 땅을 북극이 꼭대기인 반구형으로 설명했다.
혼천설의 혼상이나 혼천의와 같은 천문 기구들을 사용한 것으로부터 기원한다. 이러한 기구를 사용해 하늘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하늘에 가상의 구, 즉 천구를 가정해야 한다. 이러한 천구에 별이 박혀 움직인다는 생각으로부터 혼천설이 기원하였다. 혼천설의 하늘도 개천설의 하늘과 같이 북극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하늘은 동에서 서로 움직이고, 해와 달이 하늘을 서에서 동으로 움직인다. 하루에 한 바퀴씩 하늘이 돌기 때문에 해가 땅 위로 올라와있는 동안이 낮이고 해가 땅 아래로 내려가 있는 시간이 밤이다. 혼천설에 의하면 하늘은 365 1/4도 이고 반은 땅 위를 덮고, 반은 땅 아래에 있어 28수 가운데 절반만이 항상 보인다. 개천설은 하늘이 지탱되는 것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였다. 혼천설에서는 이를 기와 물을 도입해서 설명한다. “땅 아래에는 물이 있다. 땅 위에는 기가 가득 차 있어 하늘이 무너지지 않도록 한다.” 이와 같은 설명을 통해서 혼천설은 하늘의 안정성을 설명한다. 고대 이후 전근대 동양의 우주론은 혼천설이 지배적이었다. 이후의 천문 관측은 혼천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역법을 만들 때에도 혼천설의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혼천설은 천구에 천체가 붙어있다 생각하는 현대의 구면천문학과 유사하다.
혼천의 구조 및 원리
혼천의는 지구가 중심이고 태양과 달 등의 행성이 지구 주변을 도는 지평좌표계를 사용하였습니다. 지구의가 중심에 있고 이를 통과하는 하나의 축 지구 자전축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고리가 주변에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눈금이 새겨진 지평환, 천경 흑쌍환, 천위 적단환, 황도 단환, 백도 단환등입니다. 지평환은 지평면을 뜻하는 것으로 관측자가 딛고 서있는 면의 연장평면이다. 천경 흑쌍환은 자오선을 나타낸 것으로 천정과 천저를 지나는 원 중에서도 자전축을 지나는 원을 말하며 천위 적당환은 적도를 연장시킨 것을 말한다. 황도 단환은 태양이 지나다니는 경로를 표시한 고리이고 백도 단환은 달이 지나다니는 경로를 나타내고 있다. 혼천의는 천체의 모형으로서 운행을 재현해 주는 것으로, 천체의 움직임을 알려 주는 많은 고리들이 달려 있는데, 바깥쪽부터 육합의(六合儀), 삼진의(三辰儀), 사유의(四遊儀)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육합의는 둥근 모양으로 하늘을 나타낸 것이며 이 천구의 자리표에는 6방향의 방위 기점, 다시 말하면 수평면의 동서남북과 수평면과 수직으로 있는 천장과 맨 아래 땅을 가리키는 천저의 6개의 자리들을 세 개의 고리로 연결시켜 정하는 장치이고, 땅 위의 동쪽과 서쪽 방향을 나타내는 지평권, 남쪽과 북쪽의 자오권, 천장과 맨 아래 부분을 연결한 적도권을 잇는 3개의 둥근 고리를 각각 지평환, 자오환, 적도환이라고 부른다. 육합의는 먼저 지평환을 고정시키고, 이 지평환과 수직 되는 지점에 남북의 자오환을 고정시키고 자오환과 두 극의 중간 점에다 그것과 직각이 되도록 적도환을 고정시켜 놓았다.
삼진의는해, 달, 별을
사유의는 천구상의 원들과 일치시킬 수 있는 둥근 고리이다. 어떤 방향으로도 돌릴 수 있게 되어 있다. 이것은 두 겹의 고리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 각도를 측정하여 천체를 관측할 수 있도록 규형이 달려 있다. 사유의는 삼진의 안쪽에 설치되어 있다. 이러한 혼천의로 천체를 관측하려면 가장 먼저 혼천의를 수평으로 놓고 회전축이 천축과 일치하게 설치해야 한다. 다음으로 심진의를 동서 방향으로 돌려서 관측하려는 천구에 맞추어 놓고, 사유의를 돌려서 관측하려는 천체 방향으로 규형을 향하게 하여 그 천체를 겨눈 후 눈금 판과 각도를 읽으면, 그 천체의 자리 값을 알 수 있다.
만 원권 지폐에는 혼천의가 아니다
농경사회에서 하늘을 안다는 건 너무 중요했고 그 하늘을 다스리는 건 왕만이 할 수 있는 아주 권위 있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어느 시대나 혼천의는 있었다. 혼천의는 중극에서 만들어졌지만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서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 때는 중국의 것보다 더 훌륭한 혼전의를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세종시절 기록에 의하면 천문관측기구 제작을 위해 장영실을 중국에 다녀오게 한 후 정초,정인지,세종이 이론적 설계를 만들고 이천,장영실이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세종때는 매우 우수한 과학 발명품이 쏟아지는데 정초와 정인지가 주로 이론과 원리를 세우면 이순지, 김담이 수학적으로 계산을 해내고 장영실이 기계를 제작하였으며 총지휘를 이천이 했다. 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만 원권에 있는 위대한 과학발명품 혼천의는 세종의 것이 아니다. 17~18세기 송이영이 서양의 괘종시계를 고안하여 만든 것으로 원리는 비슷하나 천체관측이 아닌 시각 관측에 사용되던 혼천시계의 일 부분이다.물론 혼천시계도 국보 230호로 지정될 만큼 훌륭한 유물이지만 세종의 혼천의로 오해받는것은 바로 잡아야 할것이다.실제 혼천의는 중간에 둥근 지구의가 있으면 천체 관측이불가능하다고 한다 . 그러기에 더더욱이 지폐에 있는건 혼천의가 아닌 혼천시계의 부속이 맞는것이다. 하지만 실제 혼천의의 경우 천체 관측에 있어 불편한 점들이 많아 시범용으로만 사용해왔고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간의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어찌되었건 모두 우리역사의 훌륭한 유물이다. 결론은 만원권 지폐에 있는 혼천의는 세종과 전혀 상관없는 혼천시계인 것이다.